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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K's Library
2025.09.06 기적, 스무 고개의 시작 본문
첫 번째 이식에 대한 결과 확인을 위해 이번주 월요일 오후에 피검사를 했다. 병원이 문 닫기 전에 했기 때문에 결과는 다음 날 오후 1-2시 사이에 문자로 알려준다고 한다. 피검사 결과가 좋으면 목요일 2차 피검사를 위해 진료 예약을 해 두고, 좋지 않으면 알아서 생리 2-3일차에 예약을 하고 오라고 안내를 받았다. 물론 피검사 외에 개인적으로 임테기를 해볼 수도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 여태까지 단 한번도 두 줄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굳이 공식적인 검사인 피검사도 하기 전에 미리 실망하고 힘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다음 날 오후까지 담담하게 기다리는 게 힘들었다. 걱정과 스트레스는 몸에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최대한 편안히 기다리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끊임 없이 떠오르는 생각으로 잠을 못 잔건지, 아니면 잠을 잤는데도 꿈에서 생각을 한 건지 모르겠다. (이렇게 잠을 못 잤던 적이 한번 더 있었다. 난자 채취 4일차에 진행상황 들을 겸 신선이식 가능여부를 확인할 겸 갔을 때였다. 그때도 배아 발달이 좀 느린 것 같다고 얘기를 들어서 주말에 단 1초도 그 생각을 안한 적이 없었다. 물론 다행히 그 다음주에 5개를 냉동했다는 결과를 듣고는 그제서야 편안히 잘 수 있었다.)
그렇게 화요일 아침이 되었다. 어쨌든 오전에는 결과가 나오지 않고 일도 해야하니 그렇게 오전을 보냈다. 그런데 9시 59분 갑자기 내 핸드폰으로 문자가 왔다. 목요일 진료 예약 안내가 온 것이다. 처음에는 왜 예약이 됐지 싶었는데 어제 얼핏 들은 걸 생각해보니.. 그렇다면...?! 뭔가 긍정적 신호인가 싶었고 심장이 쿵쾅거렸지만, 어쨌든 결과는 나오지 않았으니 설레발 치지 않으려고 했다. 그로부터 1분 후 문자가 왔다. 피검사 결과가 생각보다 일찍 나온 것이다. 수치는 1천대이고 잘 나왔다고 한다. 수치 해석은 안되지만 일단 잘 나왔다고 하니 긍정적인 게 맞다! 갑자기 손이 살짝 떨렸다. 나에게도 이런 순간이 오다니.. 그것도 첫 번째 이식에? 말도 안된다. 솔직히 믿기지 않았지만 이루 설명할 수 없는 벅찬 기쁨이 몰려왔다. 그렇게 편한 점심 약속은 아니었지만 이 소식을 듣고 마음이 편안해져서 그런지 + 내 최애 메뉴 샤브샤브를 최고급 버전으로 먹어서 그런지 행복한 점심을 보냈다.
그 다음날인 화요일 저녁에는 집에서 임테기를 해봤다. 배테기에서만 봐봤던 선명한 두줄이 처음으로 나타났다. 피검사 수치만 들었을 때와는 또 다른 충격과 기쁨이었다. 지난 1년 반동안 단 한번도 이 단계를 통과하지 못한 사람으로서 이게 가능하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 첫 단계를 통과한 건 정말 기쁜 일이지만, 사실 앞으로 남은 고비가 정말 많으니 방심하지 않기로 했다. (아무래도 유산 케이스를 너무 많이 들어서 그런지..) 아직은 맘 놓고 좋아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나도 할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만으로도 너무 큰 발전이고, 이제는 걱정, 스트레스, 자괴감 대신 안정, 행복과 희망으로 마음을 조금씩 채워 나가야겠다.
목요일 2차 피검사는 아침에 해서 그런지 오후에 회사 복귀했을 때 결과를 바로 받았다. 다행히 2차 피검사 결과도 1차 대비 3배 상승해서 잘 나왔다고 한다. 두 번째 고개도 다행히 통과했다. 이제 그 다음주에 있을 아기집 초음파를 볼 예정이다. 이 일주일간, 예전부터 항상 생각해오던 '꽃병에는 꽃을 담아야 한다' (즉 마음에는 좋은 생각을 담자라는 의미)라는 문구가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