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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5 아기집 확인과 단축근무 시작 본문
저번주 금요일 아기집 확인하는 초음파를 보러 병원에 갔다. 나만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아기집만 보는 줄 알았는데 난황과 심장소리까지 들었다! 초음파 봐주시는 의사도 다른 환자랑 헷갈렸는지 난자채취하는 환자로 착각하고 별 생각없이 검사를 시작했는데 아기집과 난황이 한번에 보였다. (살짝 당황하는 표정이 보였음..ㅋㅋ) 그리고 더 충격적인 건 갑자기 그 작은 초음파실에 무슨 음향장치를 해놨는지 갑자기 그 방이 울릴 정도로 크게 심장소리까지 들렸다. 살면서 내 심장소리도 들어본 적이 없는데 3미리 아기의 심장소리를 듣다니..! ㅋㅋ 진기한 경험이었다. 아직 분당 114회 정도 뛰는데 살짝 느린 편이지만 초반이라 그럴 수 있다고 별 문제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무방비 상태로 아기집-난황-심장소리를 모두 확인하고 뭔가 기분이 오묘했다. 정말로 이제 아기와 나의 동거(?)가 시작되었구나 하는 설렘! 그 방에서는 사진을 찍기가 좀 어려워서 진료실에서 찍어야겠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기념사진 건네듯이 방금 찍은 초음파 사진을 받았다.
진료실에서도 상태가 좋아 보인다고 하고, 2주 후에 심장소리가 더 커지는지 확인하러 오라고 했다. 그리고 그때까지 숙제를 2개 받았는데, 산과 어디를 갈지 결정하는 것 (벌써 인수인계를 준비하는 신속한 직장인의 자세..ㅋㅋ), 그리고 보건소에 가서 산전검사를 받으라는 것이었다. 나가기 전에 원무과에서는 임신확인서(드디어..!)를 발급 받았다.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 반반차만 쓰고 회사에 갈 수 있었지만, 뭔가 이 순간을 즐기고 싶기도 하고 해야할 일은 빨리 끝내는게 좋을 것 같아서 임신확인서를 펄럭이며 곧바로 강남구 보건소로 향했다. 1층에서 임산부 등록 기념 선물과 각종 사업 안내를 받고, 2층에서 피검사/소변검사를 제출한 뒤 광화문으로 향했다.
원래는 안과를 오후에 가려고 했으나, 어차피 오전반차로 휴가가 늘어나서 시간이 여유로우니 바로 안과를 갔다. 아쉽게도 하루 안약 넣었다고 염증이 줄어들지 않았고, 임산부이니 기존에 쓰던 것보다 더 약한 안약을 처방해 주겠다고 했다. 포도막염 20년 인생에 톨론이라는 새로운 안약을 알게 되었다. 성공적인 임신의 시작에서 유일하게 걱정되는 걸림돌인데, 얼른 염증이 다 없어지면 좋겠다.
오후에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부장님께 임신 소식을 알리고 임산부 등록과 단축근무 신청을 했다. 사실 회사 사람들에게는 조금 더 늦게 알리고 싶었지만, 어차피 단축근무를 다음주 월요일부터 하려면 팀원들한테는 알려야 하니 결국 임밍아웃을 하게 되었다. ㅋㅋㅋ 임산부로 등록이 되니 단축근무 외에도 다른 제도/혜택들이 있어서 인사부에서 안내를 해줬다. 이런 걸 보면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난임과 임신은 한끝 차이인데, 사회적/제도적인 대우는 정말 천지 차이이다. 난임은 정말 혼자만의 싸움이자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이기 때문에 의지가 강하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다. 나도 정말 운 좋게 1년 반만에 그 한끝 차이를 극복해서 이런 혜택(?)을 누리게 되었지만, 임신 성공까지의 기간이 더 길어졌거나, 혹은 이런 순간이 아예 오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제도적으로 난임 여성/부부를 지원하는 정책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에서 난임휴직(심지어 공식 명칭은 '불임휴직'임.. 이름부터가 배려가 너무 없음)은 최대 1년밖에 쓰지 못한다. 어차피 무급인거 2-3년은 해야 한다. 물론 운 좋게 1년 내로 성공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각자의 상태가 너무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1년은 너무 짧을 수도 있다. 나도 실제로 휴직까지 생각했을 시점에는 1년 안에 끝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상당히 컸다.)
아무튼 이렇게 행복한 금요일을 보내고, 일요일에는 친정에 가서 소소하지만 성대한 파티를 하고, 월요일인 오늘 처음으로 단축근무를 시작했다. 2시간 단축 근무이기 때문에 사실상 반반차랑 똑같고, 나는 퇴근 2시간을 단축하는 것으로 신청했다. 작년 말부터 저번주까지 반반차는 수없이 많이 써왔지만 전부 다 병원을 가기 위해 썼기 때문에 이렇게 아무런 계획 없이(?) 일찍 퇴근하는 게 좀 어색하기도 했다. 열심히 반반차 써가며 병원 다닌 것에 대한 보상 같이 느껴져서인지 집에 바로 가지 않고 어디라도 들리고 싶었는데, 하필 오늘은 월요일이고 내가 가보고 싶은 곳들은 죄다 휴무일이었다. ㅋㅋ 이정도면 그냥 집에 가라는 계시이다. 어차피 앉아갈 수 있으니 3호선 타고 쭉 내려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 루트를 택했는데 크게 후회했다. ㅋㅋㅋ 3호선은 서울을 관통하며 내려가는 건 참 좋은데 사무실과 집에서 참 애매한 거리에 있다.. 앞으로는 그냥 원래 퇴근길처럼 5호선-분당선을 타야겠다. 정말 오후의 강남대로는 아예 엮이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