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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중국어의 비밀] 메모

kye2330 2020. 2. 2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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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국인을 위한 중국어 사용설명서 "중국어의 비밀"

저자: 박종한, 양세욱, 김석영

출판사: 궁리

 

※ 아래 인용구에 대한 저작권은 모두 원 저자와 출판사에 있습니다.

 

중국어를 10년 전에 배우기 시작했으니 꽤 오랫동안 붙잡고 있었는데, 언어학에 관심이 많은 나도 사실 중국어의 언어학적 특성이나 원리에 대해서는 공부할 생각을 거의 못했다. 영어랑 한국어 둘 만으로도 벅차서 그런가? 몇 년 전에 이 책을 알게 되고부터 읽는다고 다짐만 했지 실제로 읽지를 못했다. 지금에서라도 읽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잡상식을 늘릴 수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도 이해가 되지 않았던 복잡한 문법이 사실은 몇 가지의 원칙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걸 보니 중국어 문법을 대하는 데 훨씬 마음이 편해졌다. (물론 HSK 점수는 이것과는 별개겠지..ㅋㅋ) 이 책은 나의 생각을 첨가하기보단 중요한 내용을 있는 그대로 적는 게 나을 것 같아 그대로 인용해봤다.

 

P. 43 [중국 밖의 중국어]

중국어는 세계에서 사용인구가 가장 많은 언어이다. 중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가운데 압도적 다수는 중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중국인구의 93.8%를 차지하는 한족은 물론, 회족, 만주족, 여족도 중국어만을 사용하고 있고, 묘족의 20% 이상, 몽골족의 15% 이상이 중국어만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중구 밖에는 3,800만 가량의 중국인이 세계 120여개 지역에 흩어져 거주하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상당수도 중국어를 사용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다른 나라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을 화교, 화인, 화예로 구분하여 부른다.

화교 [僑]: 중국국적을 유지한 채 해외에 거주하는 사람들

화인 [人]: 중국국적을 포기하고 거주 지역의 국적을 취득한 사람들 포함

화예 []: 화인들의 후손

 

중국 이외의 지역 가운데 중국인 혹은 중국인의 2세들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은 인도네시아와 태국이다. 그 밖에도 말레이시아, 미국, 싱가폴, 캐나다 등의 지역에 많은 중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한국에는 2만여명 가량의 화교가 거주하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90%가 산둥 출신이다. 이런 지역배경은 이들의 상당수가 종사하고 있는 요식업, 즉 중화요리의 음식명에도 남아 있다. '깐풍기'의 기(鸡)나 '유니자장'의 유(肉)는 산둥방언의 흔적이다. 

 

P. 46 [해외 중국어의 특징]

해외의 중국인 사회에서 사용되는 중국어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만, 부분적으로나마 이루어진 조사연구를 종합해볼 때 다음과 같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음성적으로는 베이징말 식의 권설운모나 경성이 별로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해외 화교사회가 대개 남방방언 지역 이주민들 위주라는 점, 베이징말 위주로 방송되는 매체의 영향력이 크게 미치지 않는다는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방언이나 광둥방언의 영향으로 베이징말에서는 이미 사라진 입성[入聲]이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현지 억양의 영향으로 성조가 파괴되거나 부정확해지는 사례도 있다.

어휘 측면에서는 우선 해당 지역에만 존재하는 특유의 개념이나 사물을 가리키는 용어는 물론이고, 베이징말과는 형식을 달리한 어휘들이 적지 않다.

또한 형식은 같지만 의미는 전혀 다른 단어들도 있다. 이런 단어들은 소통의 장애를 일으키기 쉽다. 어떤 단어는 베이징말에서와 같은 의미 외에 독특한 다른 의미를 더 가지기도 한다.

 

 

P. 58 [형태소-음절 문자]

알파벳이든 한자든 말소리를 나타낸다는 점은 같다. 그러나 하나의 글자가 나타내는 말소리의 단위에는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한자는 한 글자가 중국어의 한 음절과 대응한다. 즉 한자는 음절문자이다. 일본어를 표기하는 가나도 음절문자이다. 이는 알파벳이나 한글 자모가 음소와 대응하는 음소문자인 것과 대비된다.

 

여기에는 소수의 예외가 있다. '권설음화(儿化)'된 단어, 예컨대 花儿 같은 말은 두 글자이지만 발음은 huar이므로 1음절이다.

 

* 참고: 2음절 한자

과거에는 하나의 글자가 두 음절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 글자들은 1977년 7월 중국의 문자개혁위원회와 국가표준개량국에서 '1한자 1음절 원칙에 따라' 사용을 금한 이후 현재는 사용되지 않고, 두 글자로 표기하고 있다.

 

 

P. 310 한정성 효과와 어순의 변화

구정보 (old information): 화자도 알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청자가 알고 있을 것이라고 화자가 가정하는 기지의 정보

신정보 (new information): 화자는 알지만 청자는 모를 것이라 화자가 가정하는 미지의 정보

 

구정보는 일반적으로 한정 명사구로 표현되고, 신정보는 비한정 명사구로 표현된다. 한정 명사구란 그것이 특정의 대상을 지시하는 경우를 말하고, 비한정 명사구란 그것이 지시하는 대상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중국인들은 말을 할 때 이미 알고 있는 대상, 즉 한정 명사구는 문장 앞쪽에 두고 (동사의 앞쪽에 놓이고), 비한정 명사구는 문장 뒤쪽에, 즉 동사의 뒤쪽에 놓이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한 사례는 화제 구문, 把 구문, 수동문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명사구의 한정성이 어순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한정성 효과(definiteness effect)라고 한다. 이 한정성 효과가 한국어에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데, 중국어에서는 어순 구성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비한정 명사구는 화제가 될 수 있을까? (예: 一本书) 결론을 먼저 말하면 일반적으로 불가능하다. 중국어 문장에서 화제는 반드시 한정적이어야 한다는 조건 때문이다.

 

那本书我已经看完了。

一本书我已经看完了。(비문)

* 수량명사구가 언제나 어디서나 반드시 비한정적인 것은 아니다. 세 개의 책을 샀는데, 그중 한 권은 벌써 다 보았다고 할 때, 한 권은 한정 명사구로 볼 수 있다.

 

한정성 효과와 제시문

중국어는 전형적으로 SVO 어순 유형의 언어이다. 그런데 아주 흥미롭게도 주어가 동사의 뒤에 오는 VS 어순의 문장도 존재한다.

 

(a) 上午来一个人了。(오전에 한 사람이 왔다.)

(b) 他家跑了一只鸡。(그의 집에서 닭 한마리가 달아났다.)

 

의미상의 주어가 동사 뒤로 가고, 주어 위치에 장소나 시간 명사가 출현하는 문장을 제시문(presentative sentence)이라고 한다. 중국의 문법학계에서는 이것을 존현문이라고 한다. 이 구문의 특징은, 뒤의 주어를 그 모습 그대로 동사 앞으로 이동시키면 비문법적인 문장이 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한정 명사구가 아닌 비한정 명사구가 주어 위치에 출현했기 때문이다.

 

(a) 上午一个人来了。(비문)

(b) 一只鸡从他家跑了。(비문)

 

만약 화자와 청자가 모두 알고 있는 특정 사람과 특정 닭이 달아난 경우엔, 그 주어를 동사 앞에 배치해야 한다. 즉 다음과 같이 해야 맞다.

 

(a) 那个人上午来了。

(b) 那只鸡从他家跑了。

 

한정성 효과를 알면 다음 문장의 문법구조를 쉽게 설명할 수 있다. 다음 문장은 보통 중국어 학습 초기에 접하게 되는데, 주어인 人 앞에 왜 동사 有를 써야 하는지 많이 궁금해한다. 어떤 사람은 이것을 놓고 有人 전체가 주어라고 하는 이도 있는데, 이는 잘못된 설명이다.

 

有人来找你。어떤 사람이 와서 너를 찾는다.

 

이 문장에서 人은 비한정적이다. 화자는 단지 그 존재만 알 뿐 그가 누구인지 모른다. 그가 누구인지 화자가 모르므로 청자는 당연히 알 수 없다. 그러므로 人은 신정보이고, 따라서 비한정 명사구이다. 한정성 효과가 작용하는 중국어에서 비한정 명사구는 동사의 앞으로 나가 주어로 쓰일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을 동사의 뒤로 보내기 위해 有를 도입한 것이다. 만약 화자와 청자가 모두 아는 사람이 왔다면 다음과 같이 말했을 것이다.

 

张三来找你。

有张三来找你。(비문)

 

이때에는 张三 앞에 有를 쓸 수 없으며, 有를 쓰면 오히려 비문법적인 문장이 된다. 그 이유도 바로 한정성 효과 때문이다.

 

한정성 효과와 把구문

중국어 문장은 기본적으로 SVO 어순 유형에 속하지만 목적어가 동사의 바로 앞으로 이동한 SOV 어순의 문장도 자주 보인다. SOV 어순을 구성하는 경우, 전치사 把가 함께 쓰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把 뒤에 쓰인 명사구는 일반적으로 한정적이며, 비한정적인 명사구는 把의 뒤에 쓰이지 않는다.

 

동사의 목적어에 대해 어떤 처치 상황을 알려주고자 할 때에는 목적어를 동사의 앞으로 이동시키고 동사의 뒤에 보어를 쓰게 된다. 이때 목적어가 한정 명사구인가 아닌가에 따라 두 가지 문형이 가능하다. 

 

(1) a.  他养牛养得很好。그는 소를 잘 기른다. (=소 기르기를 잘한다.)

(1) b. 他把牛养得很好。그는 '그' 소를 잘 길렀다. (특정 시공간의 소)

 

(2) a. 他说话说得很清楚。그는 말을 명확하게 한다. (=평소 말 할 때)

(2) b. 他把话说得很清楚。그는 (해야 할) 말을 명확하게 했다. (특정 시공간에서 한 말)

 

P. 322 시간순서원리와 어순

시간순서원리(The principle of temporal sequence / PTS): 통사단위 두 개의 상대적인 순서는 그들이 나타내는 인지범위 내 상태의 시간적 순서에 의해 결정된다.

 

"그는 부엌에서 밥 짓는다."

他在厨房里做饭。

他做饭在厨房里。(비문 - 주방에 먼저 가야 요리를 할 수 있기 때문)

 

小猴子在马背上跳。꼬마 원숭이가 말 등 위에서 뛰고 있다. (말 등 위에 앉은 다음 뛰는 동작)

小猴子跳在马背上。꼬마 원숭이가 말 등 위로 뛰었다. (뛴 동작 후에 말 위에 앉은 동작)

 

"그는 중국에서 온다"

他从中国来。

他来从中国。(비문 - 명확한 기점을 나타내는 从 구문은 오는 동작보다 전에 발생하기 때문)

 

[PTS와 고대 중국어]

그런데 我来自中国라는 표현도 있다. 오히려 我自中国来라고 하면 비문이다. 문언사 以를 써도 현대중국어의 전치사구가 동사의 뒤에 출현할 수 있다. 이로 보아 고대중국어는 PTS를 준수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고대 문언의 문법 특성을 지니고 있는 이들 사례를 가지고 현대중국어 PTS의 반증례로 삼을 수 없다.

 

P. 327 시간부사어 vs. 시량보어

중국어에서 시간의 양, 즉 시량을 나타내는 보어는 동사의 뒤에만 출현할 수 있다.

 

"그는 3일째 앓고 있다."

他病了三天了。

他三天病了。(비문)

三天他病了。(비문)

 

즉 병나는 상황이 먼저 발생했고, 그로부터 3일이 흘러갔다는 것이다. 

 

중국어에서 회수를 나타내는 보어도 동사의 뒤에만 출현한다. 이것도 역시 PTS에 따라 설명할 수 있다. 그가 몇 번 왔는지 알 수 있으려면 먼저 오는 동작이 발생해야 한다.

 

"그는 3번 왔다."

他来了三次。

他三次来了。(비문)

三次他来了。(비문)

 

 

P. 450 우리말에서 사용되는 중국방언

라조기, 깐풍기, 기스면 - 산동지방에선 鸡를 "ji"가 아닌, "기"로 발음하기 때문에 그 영향을 받은 것임

chef와 ketchup도 师傅(사부, 주방장)와 茄汁(토마토즙)의 광둥방언에서 유래된 영어인데, 이것이 다시 '셰프', '케첩'의 형태로 한국어에 유입되어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짬뽕'이라는 음식 이름은 푸젠 방언에서 비롯되었다. 짬뽕의 탄생지인 나가사키의 중국식당 시카이로 2층에 있는 짬뽕박물관의 소개에 따르면, 짬뽕의 어원은 푸젠방언의 인사말 食饭? (식사 하셨습니까?)이다. 푸젠방언 지역에서 食饭은 짬뽕과 유사하게 발음된다.

 

P. 579 한글의 모아쓰기

사실 한글의 형태도 한자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글은 세계의 여러 음소문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흩어쓰기'가 아니라 음절 단위로 '모아쓰기'를 하고 있는 문자이다. 그렇다면 한글은 왜 모아쓰기라는 독특한 방식을 채택하게 되었을까? 바로 한자와의 일대일 대응을 위해서이다. 한자는 하나의 글자가 하나의 음절을 나타내는 음절문자이기 때문에 여기에 맞추기 위해 한글도 초성, 중성, 종성을 합하여 네모 형태를 취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