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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 Think

2020.05.14 거짓 동방예의지국

kye2330 2020. 5. 1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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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안타깝게 삶을 마감한 경비원 소식을 듣고 드는 생각

 

우리가 그토록 신경 쓰는 '예의'는, 모두에게 향하는 것이 아니라 나보다 직급이 높거나 나에게 혜택을 주는 사람에게만 향한다. 나보다 (사회적) 지위 또는 직급이 낮거나, 나에게 별 다른 혜택을 주지 않는 사람에겐 무관심을 넘어 무시와 경멸을 날리기도 한다. 특정 대상에게만 향하는 예의는 진정한 예의가 아니다. 이건 거짓된 예의이다. 차라리 특정 사람들에게 과도한 예의를 보이는 것보다, 모두에게 적당한 정도의 친절을 베푸는 것이 낫지 않을까. 내가 잘 보여야 하는 사람 앞에서 기울일 (과한) 노력을 조금만 나누어서, 모든 사람들에게 적당히 나눠야 하지 않을까.

 

나도 누군가에게 쓸데 없는 예의를 차리며, 다른 누군가에겐 무시와 경멸로 대하진 않았나 돌아보게 된다. 코로나로 인해 안그래도 안좋은 분위기 속에서 더 안타까운 소식이다.

 

 

마음을 졸이던 검사 결과가 나왔다.

 

정말 다행히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한다. 내 인생에서 두 번째로 겪어보는, (신이 만약에 있다면) 신이 나에게 내린 세 번째 기회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내 삶이 연장된 느낌이다. (요즘 보고 있는 드라마 더블유에서 '끝'이 지워지고 '계속'이 쓰여진 느낌이랄까 ㅋㅋ) 물론 나에게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인생이 여기서 끝은 아닐 것이다. 다만,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삶을 (어쩔 수 없이) 준비했겠지.. 내 인생의 선택지도 훨씬 좁아질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심 다른 삶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은근히 상상하고, 심지어 바라기도 했다. 얼마나 지금 삶에 지쳤는지.. 잠시 일탈을 꿈꾼 것 같다. 하지만 적어도 건강 문제 때문에 다른 삶을 불가피하게 택하는 것은.. 현실이 된다면 심각하게 절망적이었을 것이다. 나에게 여러 선택지가 계속 남아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다시 일상을 살아야겠다.

 

역시 나 자체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는데, 검사 하나를 받고 오만가지 생각을 하면서 내 태도가 조금 바뀌었다. 저번주 금요일에 검사를 받고, 이번주 월-목 정말 열심히 일했다. 일뿐만 아니라 자기계발에서도. 일체유심조는 정말이지 맞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