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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을 존중하는 것 본문
영어에 관심이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유투브에서도 영어를 가르치는 유투버들의 영상을 자주 보곤 한다.
정말 존경심이 들 정도로 영어를 잘 하고 잘 가르치는 사람이어서 나도 영상을 보면서 많이 배우는 경우도 있는데, 한편으로는 영어 발음을 가르치는데 정작 발음은 한국어 억양이 묻어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고급 학습자를 위한 영상은 거의 없고 초보 학습자를 위한 컨텐츠 (엔터테인먼트에 치중)를 만들거나 내용 자체가 굉장히 단순하다. 그런데도 어쨌든 입담이 좋고 재밌기 때문에 인기는 많다.
두 번째 케이스에 해당하는 유투버들의 특징은 한국어를 쓸 때도 사투리를 쓴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는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했다. '한국어도 표준어를 구사하지 못하는데 영어를 잘 할리가 있나..' 실제로 내 주변 사람들을 보았을 때, 외국어를 잘 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지방에서 태어나 사투리를 듣고 자랐어도 표준어를 아주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사람들이었다. 외국어이든 (같은 언어 내) 표준어/방언이든 결국 새로운 언어를 습득하는 방법은 유사하기 때문에, 그런 방법을 터득하거나 타고난 사람들은 영어도 잘 한다. 그런 방법을 터득하거나 타고나지 못한 사람들은 영어를 해도 자신의 본 억양을 숨기지 못한다. 물론 본 억양이 묻어난 영어를 본인의 매력으로 포장하는 것이라면 할말이 없지만, 그들의 목적이 '자신들만의 영어'를 가르치려는 목적은 아닐테니 말이다.
그리고 문법을 가르친답시고 어느 영문법 책에서나 나와 있는, 몇십년 전 일본에서 만든 영문법 이론을 가져와서 설명하는 것도 좀 어이가 없었다. 과연 그들은 문법에 대해 깊이 고민을 해보기나 했을까... 즉 종합적으로 언어 습득에 가장 기본적인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이 유투브에 나와서 누군가를 가르치려고 하는 모습이 처음에는 솔직히 보기 싫었다. 초급 학습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계속되다 보니 내가 왜 이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교과서에서 틀린 영어, 절대 일상에서 안쓰는 영어를 가르치는 것보다도 그들이 더 잘못한 것일까? 그리고 표준 외국어의 입장에서는 좀 어색할지 몰라도 그들의 영상이 누군가에겐 도움이 된다면 그것 나름대로 효용이 큰 것이 아닐까? 그리고 애초에 그들의 영어를 내가 비판할 이유가 있을까? (그 시간에 내 공부하는 게 더 중요할지도..)
다양성의 시대에 '표준', '원어민'을 고집하는 것부터가 나의 잘못된 사고방식일지도 모른다. 그들의 영어가 표준, 원어민과 거리가 멀다고 해서 내가 그들을 비판할 수는 없다. 그 어떤 사람도 자신이 무언가를 알고 있다면 가르칠 수 있다. 대학생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과외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 비록 몇년 차이가 나지 않고 교수자격증도 없지만 어쨌든 고등학생에게는 도움이 되기 때문에 과외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 심지어 나도 대학교 1학년 때 수학을 가르쳤던 기억이 있다. 내 스스로 수학에 그렇게 자신감이 없었으면서 누군가를 가르쳤다. 그런데도 그 학생은 나를 통해 몇 등급이나 점수를 올려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이런 걸 생각해보면, 교육 수요자와 공급자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만약 보기 싫으면 그냥 안 보면 되는 거고, 내가 그걸 보고 있다면 나도 뭔가 그들의 컨텐츠에서 (어떤 식으로든) 배울 점이 있다. 애초에 유투브는 EBS가 아니다. 정제된 컨텐츠만 올라오는 곳이 아니다. 어차피 (무슨 이유이든) 살아남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면 살아남을 것이고, 시원찮다면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다. 그들의 컨텐츠를 보고 비판만 하고 있을 거라면, 그 시간에 좀 더 생산성 있는 다른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어제자 나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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