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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다시 본 'Big Short (빅쇼트)'

kye2330 2020. 9. 6.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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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을 먹은 후 자기 전까지 좀 편하게 쉬고 싶어서 빅쇼트를 켰다. 빅쇼트는 이번까지 해서 총 4번을 봤지만.. 사실 내용이 좀 어렵다 보니 대략적인 내용은 이해하겠으나 세부적인 내용은 이해를 잘 했는지 확신이 들진 않는다.

 

처음 영화관에서 볼 때는 대학생이어서 무지 그 자체였는데, 물론 그렇다고 내가 증권업계는 아니니 지금도 100%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볼 순 없지만, 비슷한 업계에 종사하다보니 내용에 공감되는 부분이 정말 많았다.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와 금융위기를 만들어낸 사람들은 다음과 같다.

 

- 상품을 구성하는 본질의 건전성을 검증하지 않고, 당장의 수익을 위해 불량 파생상품을 만들고 팔아온 대형은행,

- 고객에게 대출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하지 않고, 오히려 그걸 못알아 듣는 사람들(이민자 등)만 노리며 대출을 중개해하고 수수료를 챙긴 브로커들,

- 해당 상품들이 얼마나 가치가 없는지 알면서도 경쟁사를 의식하고 수수료를 받고자 등급을 팔아 넘긴 신용평가사 (S&P),

- 예산부족/무관심의 이유로 일말의 책임감 없이 이 모든 사태를 관리 감독하지 않은 금융 당국

 

영화 결말에서도 나오듯이 이런 문제는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다시 경제는 흘러갔다.

 

사실 내가 일하는 업계도 마찬가지이다. 할많하않.. 일단 너무 거대해서 생략해야겠다. 결론은 본질에서 멀어질수록 말도 안되게 포장되어 전 세계 금융시장을 돌아다니는 것 (실제로 그들이 본질 리스크에 관심이 있는지조차 모르겠다.), 그렇게 돌아다닐 수 있는 이유는 중간에 손실 보지 않고 실적/수수료만 챙기는 중개사들이 엄청난 포장을 한다는 것, 정말 우량한 등급을 받은 회사이나 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소송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는 것... 뭐 거의 모든 내용이 빅쇼트와 평행이론이라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ㅋㅋㅋ 특히 최근에 일어난 이슈를 살펴 보면 정말 금융 시스템 자체가 인간의 탐욕으로 가득차 있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조금이라도 타개하려면 마이클 버리, 마이크 바움처럼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

그 둘의 공통점은 본질을 꿰뚫어보려고 한다는 것이다. 파생상품은 본질이 흐려진 상품이므로, 오히려 더 본질을 치열하게 탐구해야 한다. 그것이 숫자를 보고 하는 것이든, 실사를 나가는 것이든 말이다. 내가 직접 확인하고 판단을 해야지 그냥 어떤 권위적인 기관에서 만들어준 '등급'만을 보고 믿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 오래 일한 마이클 버리나 마이크 바움이 아니더라도, 브라운필드 펀드의 두 남자처럼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가능성'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이 아마 시작일 것이다. 우량한 상품이 망할 것이라는 생각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것에 대한 의심부터 시작을 해야 한다.

 

비록 이 주인공들처럼 하는 것이 쉽진 않다. 남들의 저항을 받게 되고, 굉장히 노력이 많이 들고, 자신에 대한 의심도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거대 시스템의 진실을 알게 되고, 그 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양심적이고 인간적으로 시장에 참여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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