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애기나리 수경재배
- DCEP
- shine Muscat
- 중국어 듣기
- 슈퍼라디오
- 애기나리
- 아사리판
- Work from Home
- 급여체
- 양재도서관
- 중국 디지털 화폐
- 중국어 팟캐스트
- 천애만리정
- 영어와 한국어
- 호안가
- franchise어원
- underperform
- 웹사이트 영어
- Metalhead
- 풍경맛집
- 수경재배
- 와사비쉬림프버거
- 스키복장
- 재택근무를 영어로
- TBS eFM
- 제스티살룬
- 농산물 엠바고
- 서초구립양재도서관
- 모바일 페이
- 중국어
- Today
- Total
YK's Library
미국 테네시 여행 - 저절로 "Excuse me" 달인이 되는 과정 본문
미국 여행 중 가장 많이 들은 표현은 Excuse me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길에서 부딪힐 것 같거나 비켜달라고 하는 상황에서 쓰는 Excuse me 말이다. 시도때도 없이 듣다 보니 나중에는 나도 Excuse me를 자주 말하게 되었는데, 그러다보니 왜 미국에서는 Excuse me를 많이 쓰는지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
출근길마다 수많은 사람과 살이 맞닿을 정도로 부딪히는 한국인 입장에서는, 실제로 닿지도 않았는데 상대방이 먼저 Excuse me를 해 주니 배려를 받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일례로 편의점에서 나는 바깥으로 나가고, 상대방은 안으로 들어오는데, 어차피 자동문이었고 공간이 아주 넓어서 서로 편하게 각자 확보된 공간으로 나가고 들어오는 상황에서조차 Excuse me를 듣는다면..? 솔직히 이 상황에서 조금 갸우뚱했다. 문은 자동으로 열렸고 각자 길을 가면 되고 절대 부딪히거나 할 가능성도 없으니 그냥 말 없이 지나가면 되는데 왜 상대방은 Excuse me를 말한 걸까?
몇 가지 추측을 해 볼 수 있는데, 우선 첫 번째는 미국인이 각자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공간이 한국인의 그것보다 훨씬 크고 중요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한국인들도 개인 공간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서울에서 살아가려면 적어도 이동 중에는 개인 공간을 포기해야 한다. (미국인들이여 출퇴근길에 지하철 9호선 급행을 경험해 보았는가?) 오늘 아침 출근하면서 마을버스와 지하철에서 부딪힐 뻔한 사람들에게 Excuse me를 한 번씩 한다고 치면 거의 출근하는 1시간 내내 Excuse me만 연발하다 끝났을 것이다.
두 번째는 미국은 낯선 사람과도 간단한 대화를 하는 데 거리낌이 없고 그래서 (간단한 대화를 시작할 수 있게 하는) 간단한 표현에 익숙하다는 것이다. 그냥 가만히 있는다고 대화가 시작되지 않는다. 짧더라도 Hi, Sorry, Excuse me, Thank you 등 말 한마디라도 누군가가 시작해야 대화가 시작하게 마련이다. 한국은 낯선 사람과는 대화를 거의 하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정말 간단한 대화를 많이 한다고 느꼈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로 끝나는 인사도 영어에서는 'Hi, how are you?'로 시작해서 (형식적으로라도) 간단한 대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런 편한 대화가 일상이다 보니 그 누구와도 대화를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고, 그렇다 보니 Excuse me 같은 간단한 말 한마디에 인색하지 않은 것 같다.
정확한 이유가 무엇이든 짧은 여행이었지만 Excuse me에 익숙해지다 보니 돌아와서도 나도 모르게 지하철에 낑겨 탈 때 Excuse me가 튀어나올 뻔한 적이 몇 번 있다. 보통 그럴 때 나는 '잠시만요'라고 하는데, 사실 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르겠다. '죄송합니다'는 너무 무거워 보이고, '실례합니다'는 적절한 말임에도 자주 쓰지 않는 것 같아서 어색하다. 사실 웬만하면 다들 이어폰을 끼고 있어서 실제로 들리는지도 모르겠다. Excuse me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원어민들과 얘기를 나눠봐야겠다.
** 멤피스 근처에서 살고 있는 원어민과 캠블리를 했는데, 그분에 따르면 남부라서 그런 것 같다고 한다. 본인은 어렸을 때 북부에 살다가 나중에 남부로 이사를 와서 오랫동안 살고 있는데, 확실히 남부 사람들이 친절하다고 한다. 즉 내가 여행 가서 느낀 그 경험은 '미국' 전체라기보단 '남부'라서 그렇다는 것이다. 이 말도 일리는 있는 게, 내가 비교하고 있는 한국도 결국은 대도시인 서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인 공간을 중시해서 Excuse me를 말한다고 하기엔, 포옹에 거리낌 없는 사람들이 많다. 확실히 문화적인 현상에 대해서는 다양한 관점이 존재할 수 있는 것 같다.
'Where I Tra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06.03 내슈빌(Nashville) - 처음부터 진땀 뺀 렌트카 픽업 (0) | 2023.07.01 |
---|---|
2023.06.03 미국 테네시로 가는 멀고도 험한 길 (0) | 2023.06.28 |
도서관 리뷰 - 세련미와 아늑함이 가득한 서울공예박물관 내 공예도서실 (0) | 2023.01.29 |
수제버거 0순위 - 서울숲 제스티 살룬을 즐기는 법 (0) | 2021.05.08 |
아름다운 양재천 앞 서초구립양재도서관 (0) | 2020.0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