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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3 내슈빌(Nashville) - 처음부터 진땀 뺀 렌트카 픽업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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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3 내슈빌(Nashville) - 처음부터 진땀 뺀 렌트카 픽업

kye2330 2023. 7. 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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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3 토요일 일정

1. 렌트카 빌리기

2. 늦은 점심: Party Fowl Donelson

3. 어딘가 저택 구경

4. Opry Mills 구경

5. Publix Super Market at the Crossings 쇼핑 (다음날 아침 장보기)

6. 저녁: Taco Bell 테이크아웃

7. 귀가

 

내슈빌 공항에 오후 1시 35분에 도착했고 렌트카는 3시부터 빌릴 수 있어서, 렌트카 카운터 위치만 미리 확인한 다음 공항에서 점심을 먹을 계획이었다. 표지판 대로 따라가니 Hertz 말고 다른 렌트카 업체들도 같이 모여 있는 공간이 나왔다. 이왕 카운터에 온거 주차장 위치와 추가 비용 여부를 물어보고, 미리 보증금까지 결제해서 3시 정각에 바로 픽업할 수 있게 하려고 직원에게 갔다. 예약 확인증을 줬는데 이걸 보더니 신용카드를 주라고 했다. 그래서 당연히 보증금(200불) 결제를 미리 하려고 하나보다 싶었는데 결제 후 영수증을 받아보니 영수증에는 200불이 아닌 247불이 적혀 있었다. 47불이 뭐냐고 물어보자 자기도 모르겠다고 하면서 여기저기 전화를 해보더니, 이 47불은 얼리 체크인에 대한 비용이라고 한다... 3시 예약이라고 분명히 얘기했는데 2시 20분에 와서 그걸 물어봤다고 지금 시각 기준으로 체크인을 해버린 것이다. (하루 기준 70불 정도인데, 그렇다면 40분 일찍 왔다고 47불이 결제된 것..)

 

이때 너무 황당해서 순간 뇌정지가 와버렸다. 잠시 머릿속이 하얘졌는데, 얼리 체크인하러 온거 아니고, 우린 이미 렌트 비용을 냈으니 보증금만 결제하는 걸로 수정해달라고 침착하게 요청하자 정말 귀찮고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자기는 어떻게 할 수 없다고 매니저를 찾아가란다. ㅋㅋㅋㅋㅋㅋㅋ 와.. 어떻게 이렇게 무식하고 무책임하면서 뻔뻔하기까지 한거지? 그때 더 강력하게 따지고 싶었지만 그 여자 말이 잘 들리지 않았고 이 분노를 이 사람한테 표출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는 것 같아서 매니저가 있는 곳으로 찾아갔다. 사실 배가 고프긴 했지만 너무 당황하고 분해서 손까지 떨릴 지경이었다. (이때 웃긴건 남편이 여기 Hertz 지점을 구글에 검색해서 평점을 보고 있었는데 거의 5점 만점에 1점에 수렴하고 있다고 신나게 얘기했는데, 그게 바로 우리 얘기가 된 거다 ㅋㅋㅋ)

 

정신이 혼미한 상태로 Hertz라고 써진 표지판을 따라가니 주차장이 나왔고 거기가 바로 Gold Member 전용 카운터였다. 그제서야 인터넷에서 본 주옥같은 후기들이 생각났다. 골드 멤버이니 일반 카운터로 가지 말고 여기로 바로 찾아올걸.. 이게 그렇게도 중요한 정보였다니!! 하지만 사실 고객이 골드 멤버여도 일반 카운터로 먼저 찾아갈 수도 있고, 일반 카운터에 있는 직원이 알아서 골드 멤버 카운터로 안내를 먼저 해줘야 하는게 당연한거 아닌가? 이렇게 당연한 안내를 기대한 내가 바보인가 싶다. 생각하면 할수록 너무 열받았지만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한 채 골드 멤버 카운터로 들어갔다.

 

사실 골드 멤버라고 돈을 더 내는 것도 아닌데 카운터 안에 에어컨도 빵빵했고 직원도 비교적 친절했다. 이때 너무 감성이 이성을 지배한 나머지 제대로 된 영어가 나오지 않았지만 방금 상황을 최대한 침착하게 설명했고 영수증을 다시 200불로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그 직원은 일한지 얼마 안된 것 같았지만 바로 옆에 있던 여자가 매니저 같았고, 그 매니저의 지시에 따라 키보드를 두드리더니 다행히 수정된 영수증을 발행해줬다. 근데 웃긴건 내가 분명히 3시에 그대로 픽업할 거라고 했는데 2시 20분은 절대 못바꾸는지 그걸 잘못 이해한건지.. 오늘 3시가 아니라 2시 20분 픽업에 일주일 뒤 2시 40분 반납으로 써놨더라. ㅋㅋㅋㅋㅋㅋ 진짜 일 못해도 너무 못하는거 아님..? 그래도 이 친구는 친절하니까 봐준다. 결론적으로 반납할 때 20분 더 일찍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는데 어찌 되었든 47불은 없애줬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 소동 때문에 벌써 2시 40분이 되어버렸으니 이미 영수증에 찍힌 픽업 시간이 지난 거라서, 우리는 지체하지 않고 차를 픽업해야 했다. 배가 고프긴 하지만 일단 차부터 빌린 다음 시내에서 점심 먹어야지뭐. 빌기 전에 이왕 이 친구가 대답을 잘 해주는 것 같아서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봤다.

 

1) 톨게이트를 지나는 경우 하이패스처럼 자동으로 요금이 결제되는 시스템이 있다고 들었는데 사용할 수 있는지?

> 답변: 테네시주에는 유료도로가 없음. 따라서 이런 고민할 필요 없음. (이건 생각지 못했던 개이득!!)

 

2) 반납하는 시점은 정확히 언제인지? 주차장에 들어올 때인지 아니면 주차한 다음 카운터에 들어와서 통보를 해야 하는지?

> 답변: 그냥 주차장에 들어와서 주차하면 되고 따로 카운터에 들어올 필요 없음.

TIP: 정확히 말하면 주차한 뒤에 직원이 와서 차를 검사한 시각이 반납 시각이다. 실제로 우리는 그 다음주 토요일 2시 20분에 주차를 완료했는데, 직원이 와서 확인한 시간은 2시 30분이었고 이게 반납시각으로 찍혀 있었다. 그리고 카운터에 들어올 필요 없이 확정 영수증은 나중에 이메일로 발송된다고 하는데, 혹시 모르니 카운터에 가서 반납한 사실과 추가 비용 발생 여부를 물어보는 게 좋다. 나중에 추가 비용 알게 되어도 한국으로 귀국해버렸으니 따질 수도 없고, 뭐든지 확실히 해놓으면 화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디서든 해외 여행객이 봉이다.)

 

이렇게 궁금했던 걸 확실히 알고난 뒤 픽업하기 위해 차량 스팟 번호 445를 찾아 다녔다. (이 번호는 처음 일반 카운터 직원(당시에는 '그새끼'라고 부름 ㅋㅋ)이 적어둔 번호였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445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심지어 주차장을 돌아다니는 직원도 모르겠다고 하니.. 그래서 다시 골드 카운터로 들어갔는데 실제로 445라는 번호가 없는데 왜 이걸 적어준 건지 모르겠다고 한다. 진짜 이것까지 알게 되니 그 직원은 사람이길 포기한건가 싶었음 ㅋㅋㅋ 그래서 우리보고 Gold 라고 적힌 차량 3개가 있는데 그중에 아무거나 집어 타라고 했다. 오늘이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차량이 많이 없었다. 어쩌다 보니 우리에게 3개의 선택지가 주어졌고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셰보레 말리부 2대랑 다른 차종 1대가 있었는데 그중 셰보레 말리부 누런색 차를 골랐다.

 

경황이 없긴 했지만 차량 상태가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기분이 살짝 좋아졌다. ㅋㅋㅋㅋ 침착하게 차량 사진도 구석구석 찍어두고 짐도 트렁크에 잘 넣은 다음 숙소 위치를 네비에 찍었다. 이제 이 주차장을 탈출해야 하니 출구 게이트로 나갔는데 거기서 마지막으로 직원이 확인하는 과정이 있었다. 그런데 그 직원이 우리를 보면서 '이건 445가 아닌데?'라고 또 물어봐서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우리한테 뭔가 차량이 바뀌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증서 같은 종이를 발행해줬다. 그런데 그 확인증에 보니 금액이 다시 한번 247이라고 되어 있는 것이다... 진짜 뭐냐... 갑자기 또 당황했지만 어차피 방금 수정된 영수증을 받아 놨고 이건 그냥 아직 전산 반영이 늦어서 그런거겠거니 하고 출구를 빠져나왔다. 어차피 바로 뒤에 차들이 계속 대기 중이라 거기서 더 실랑이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약간 미심쩍은 마음이 남아 있었지만 하도 감정의 소용돌이가 요동쳐서 이제 지친 상태였다. 문제 있으면 반납할 때 따지지 뭐. 그리고 너무 지친 나머지 혹시라도 나중에 정말 47불을 더 내야 한다고 하면 그냥 내자는 생각도 들었다. 47불 그까이꺼.. 이럴 때 쓰려고 돈버는 거지 싶은 말도 안되는 나약함도 밀려왔다는 ㅋㅋㅋ 내슈빌 다운타운이고 뭐고 일단 숙소로 가서 짐 풀고 근처에서 밥이나 먹자...

 

(나중에서야 든 생각이지만 공항에서 점심을 안 먹길 잘했다. 구글지도 상에서는 내슈빌 공항 내 식당이 많은 것으로 보였는데 그게 모두 공항 안 (보안수속 밟은 뒤의 구역)이었다. 나중에 귀국할 때 내슈빌 공항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찾아보니 바깥에는 식당이 1개 정도만 있고 괜찮은 식당은 싹 다 안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