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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 Think

2023.07.23 뜻밖의 반려동물

kye2330 2023. 7. 23.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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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챙이를 집으로 데려온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지금은 두 마리 모두 함께하지 않지만 (한 마리는 스스로 탈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됨, 다른 한 마리는 이틀 전 양재천에 성공적으로 방생), 뜻밖에 계속 키우기로 한 생명체가 있다. 그것은 물달팽이로 추정되는 것들인데, 데려온 뒤 일주일이 지나고 물을 갈아줄 때가 되어서 비로소 그 존재를 인지하게 되었다. 그만큼 아주 작았는데 신기하게도 점점 크기가 커졌다. 물론 지금도 1cm도 하지 않지만 적어도 있는지 모르고 버릴 정도는 아니다. 올챙이가 개구리로 변해 가는 것도 재밌지만 물달팽이들을 관찰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가장 신기했던 건 물달팽이들이 유영을 한다는 것이었다. 난 항상 어딘가에 붙어서 다니는 줄 알았는데 그냥 수면 위를 배영하듯이 돌아다닌다. 그리고 생각보다 속도도 꽤 빠르다. 좀더 몸집이 커서 몸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을 때쯤 보니 입을 벌리고 뻐끔뻐끔 거리기도 했다. 진심으로 사람이 배영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입은 당연히 있겠지만 실제로 보니 귀엽기도 하고 확대했다고 상상하니 살짝 징그럽기도 했다.)

 

또 다른 신기한 점은 물달팽이들 여러 마리가 붙어서 다니기도 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두 마리가 붙어 있길래 짝짓기를 하는 것인가 싶었는데 세 마리가 아이스크림 콘처럼 붙어서 돌아다니기도 했다. 참으로 진기한 광경이었다. 개구리나 거북이가 탑처럼 쌓여서 가만히 있는 건 본 적이 있는데, 물달팽이도 그런 습성이 있는 건가? 게다가 둘이 서로 붙어 있다가 과격하게(?) 흔들어서 붙어 있는 달팽이를 떼어 내기도 했다. 항상 느리게만 다니는 줄 알았는데 너무 놀라웠다. 싸우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달팽이도 과격한 순간이 있구나..

 

마지막으로 신기했던 건 달팽이의 눈이다. 당연히 생존을 위해서 눈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점같이 박혀 있는 눈을 본 순간 이게 진짜 눈인가 싶었다. 특히 배영하던 달팽이를 보면서 눈을 발견했는데 혹시 서로 눈을 마주친 건 아닐까?

 

물달팽이들이 뭘 먹는지 몰라서 일단 양배추를 띄워 줬는데 양배추 사이사이를 돌아다니며 잘 크고 있는 것 같다. 전혀 예상치 못했지만 의외로 재밌는 면이 많아 한동안 반려동물로 계속 키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