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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 Think

2025.10.11 추석 연휴, 임신 초기 증상

kye2330 2025. 10. 11.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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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0주 1일이다.. 8주 0일에 활기찬 심장소리를 듣고 다음주 화요일 검사까지 3주를 어떻게 기다리지 했는데 벌써 3일 후면 병원에 간다!

 

추석 연휴는 안그래도 디폴트로 7일인데, 생일휴가까지 겹쳐서 8일을 쉬었다. 그 결과 금요일에 출근했을 때 엄청 피곤했지만.. 그래도 단축근무 덕분에 일찍 집에 와서 낮잠을 자는 호사를 누렸다.

 

하지만 사실 호사라고 하기엔 입덧으로 인한 고통은 계속되는 중이다.

 

물론 주변에서 들은 극단적인 입덧 케이스보다는 훨씬 덜하긴 하지만, 그래도 불편하긴 하다. 그래서 이참에 내가 지금 겪는 증상들을 적어 보려고 한다.

 

1. 아침을 안 먹으면 굉장히 배고프다. 거의 10년간 아침밥을 안 먹고 살아왔지만 항상 아침에는 배고팠고 그걸 참을 수 있었다. 그냥 따뜻한 물 한잔 마시면 점심까지 버틸 수 있을 정도. 하지만 지금은 참을 수 없다. 뭔가 큰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느낌..! 회사에서 아침을 거하게 먹을 수 없으니 방울토마토랑 사과 같은 간단한 과일을 싸가는데, 충분히 많이 싸간다고 생각하는데도 불구하고 11시 정도가 되면 그게 부족했는지 다시 배고파진다. 배고파서 현기증 난다는 말이 바로 이거구나 싶다.

 

2. 배고픈 늑대처럼 점심을 열심히 먹고 나면 막상 더부룩하고 소화 안되는 느낌이 저녁까지 지속된다. 그렇다고 내가 예전보다 더 많이 먹는 것도 아니다. 예전에는 점심 먹고 저녁 6시 반~7시가 되면 배고파져서 자연스럽게 저녁을 먹게 되었는데, 지금은 7시 반이 되어도 속이 더부룩하니 뭔가 먹고 싶지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저녁을 안먹고 버티면 8시반 이후부터는 더부룩하면서도 배고파서 속 쓰린 두 가지 느낌이 동시에 온다.

 

위 두 가지 현상을 종합해봤을 때, 한번 뭘 먹으면 소화가 되는 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저녁 먹은 뒤 다음 점심까지는 텀이 아주 기니까 소화가 되고도 남아서 아침 공복에 엄청 배가 고픈 것이고, 점심 먹은 뒤 저녁은 텀이 짧으니 그 동안 아직 소화가 안된 상태라서 식욕이 없어지는 것이다.

 

3. 배고프다고 해서 아무거나 먹고 싶은 것도 아니다. 일단 설렁탕, 삼계탕 같이 묽은 국물에 고기가 빠져 있는 음식은 디폴트로 먹고 싶지가 않다. 전반적으로 김치찌개, 비빔국수 같이 맵거나 새콤한 음식이 땡기는 경우가 많은데, 막상 먹고 나면 속이 쓰린 건 똑같다. 식욕은 선택적으로 생기는데, 뭘 먹든 결과는 똑같이 고통스럽다. ㅋㅋㅋ

 

4. 원래도 밤에 잠 자다가 잘 깼는데 더 빈도가 더 잦아졌다. 물론 이건 요즘 덜해져서 지금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한번 정도만 깨서 화장실을 다녀오는데, 한 6-8주 정도에는 3번 정도는 깬 것 같다. 이렇게 중간에 잠에서 깨면 가슴이 굉장히 아프다. (묵직함이 너무 많이 느껴져서 아프다는 게 정확할 듯.) 물론 아침에 일어나서 활동을 하다 보면 금방 없어진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잠에서 깼을 때 손가락이나 팔이 저린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것도 깨어서 손을 좀 털거나 가만히 있으면 없어지긴 하는데, 괜히 걱정되어 AI에 물어보니 임신 때 나타날 수 있는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 한다.. 심장에 이상이 생긴 걸까봐 걱정했는데, 심장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거라면 깨어 있을 때에도 다른 증상들이 생겨야 하는데, 자다 일어났을 때에만 그러는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ㅋㅋㅋ

 

5. 낮잠을 자는 경우가 많다. 사실 단축근무 = 오후 반반차 같은 것이니 자유시간 2시간 동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싶었는데 현실은 집에 와서 항상 1시간 반~2시간 정도 잔다. ㅋㅋㅋ 물론 임신 전에도 주말이면 항상 낮잠을 잤으니, 임신해서 평일에도 낮잠 잘 시간이 생겨서 더 자주 자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뭔가 마취총으로 쏜 것처럼 지금 안 자면 안되겠다 하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생긴 건 사실이다.

 

6. 변비가 생겼다... 원래 변비 없이 살아왔는데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나름 처음부터 그릭요거트도 먹고 비약물적 방법을 써왔으나 별로 효과가 없어서 그냥 재빠르게 임산부용 유산균으로 갈아탔다. ㅋㅋ 그 결과 좀 나아지긴 했는데 여전히 화장실 가는 빈도가 좀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출산하면 다시 원상복귀 되었으면 좋겠다.

 

추석연휴는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갔다. 나름 생산적으로 보내고 싶어서 책도 빌려오고 했지만 결국 무기력함을 이기지 못하고 그냥 빈둥빈둥대다가 끝난 것 같다. 그래도 유일하게 날씨가 좋았던 수요일에 국제정원박람회도 다녀오고, 나를 계속 걱정시키고 괴롭혔던 포도막염도 없어졌고(!), 은근히 스트레스였던 산후조리원도 예약을 했다. 이 정도면 책만 안 읽었다 뿐이지 나름 생산적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ㅋㅋ 큰 숙제는 끝났으니 이제 좀 더 신체/정신건강을 챙기며 뿌듯한 하루 하루를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