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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두사 "under-"의 반대는? ("underperform"에 대한 단상)

kye2330 2021. 1. 5.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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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관련 글을 읽다가 마주친 단어 "underperform".

 

뒤에 나오는 목적어보다 "실적/실력이 저조하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한국에서는 외래어는 아니지만 투자 관련 영상을 보면 한국어로도 '언더퍼폼'이라고 자주 쓰기 때문에 완전히 낯선 단어는 아니다.

 

이 단어의 반의어는 outperform이다. 보통 out- 이란 접두어가 "~보다 잘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기 때문에 outperform이란 단어도 평소에 쓰진 않지만 낯설진 않다.

 

그런데 사실 생각해보면 좀 이상하다. underperform의 반의어가 outperform이라고?

 

under의 반의어는 out이라기보단 over/up이고, out의 반의어는 under이 아니라 in인데 말이다.

under과 out이 하나의 반의어 세트를 이룬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under과 over가 애초에 반의적 관계이기 때문에 짝을 이루는 경우가 기본/대다수이나,

1) over이 '과도함'이라는 부정적 의미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overperform은 부담스러운데,

2) out의 용도가 다양하고 out 자체가 접두사로써 긍정적 의미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underperform의 반의어로 outperform이 더 많이 쓰이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under, over, out 세 접두사로 이루어진 단어들을 살펴보자.

 

under-은 어떤 것의 아래에 있다는 기본적 의미를 갖고 있다.

물리적 위치만을 따진다면 중립적인 의미이지만, "~보다 못하다"라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파생되었다.

 

underperform: ~보다 실적/실력이 낮다/저조하다

undercook: (음식을) 설익히다, 덜 삶다

underinsured: 실제 가치 이하의 보험에 들다, 일부 보험에 들다

underprice: <상품> 표준 이하의 값을 매기다

underachieve: 자기 능력 이하의 성적을 내다

underreact: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다

underdressed: 너무 간소한 옷을 입다

underdeveloped: 충분히 개발되지 않다

 

under의 반의어인 over는 어떤 것의 위에 있다는 기본적 의미가 있으나,

이 중립적인 위치가 파생되었을 때는 "지나치게 ~ 하다"라는, 역시나 다소 부정적인 의미가 되었다.

 

overperform: 높은 성과를 내다

(당연히 성적이 과도하게 높으면 좋은것 아닌가 싶지만, 영영사전에는 이렇게 풀이한다: To perform better than the market as a whole for a stated period of time. To overperform does not necessarily mean to perform well.)

overcook: (음식을) 너무 오래 익히다

overinsure: 실제 가치보다 너무 많이 보험에 들다 (to insure for too great a value)

overprice: <상품> 너무 비싼 값을 매기다

overachieve: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다

(한국어 뜻만 보면 좋은 것 같지만, 영영사전에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풀이된다:  someone overachieves in something such as school work or a job, they work very hard, especially in a way that makes them tired or unhappy)

overreact: 과민 반응을 보이다

overdressed: 너무 두껍게 입다, 지나치게 옷치레하다

overdeveloped: 지나치게 자라다, 발달하다

 

위의 예시를 보다시피, 한국어 뜻이든 영영 풀이든 모두 과도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담고 있다.

 

 

반면 out은 단순히 어떤 범위/테두리 밖에 있다는 중립적 의미로도 쓰이고,

오히려 긍정적인 의미로도 많이 쓰인다. 동사로 치면 "well, better"에 해당한다.

 

1) 중립 - ~보다 더 크다/많다 (bigger number/size)

outnumber: ~보다 수가 더 많다

outgrow: ~보다 커지다

outlive: ~보다 오래 살다

 

2) 긍정 - ~보다 더 잘 하다 (do better than~)

outdo: ~를 능가하다

outperform: ~를 능가하다 (실적, 실력)

outclass: ~를 압도하다

outgun: ~보다 군사력이 우세하다

outface: (적, 경쟁 상대를) 대담하게 맞서 물리치다

outprice: (가격 경쟁에서 ~에게) 이기다

 

물론 부정적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하나 있긴 하다. 별로 안 쓰이는 단어이면 빼려고 했는데 하필 존재감이 너무 크긴 하다 ㅎㅎ

3) 부정 - ~보다 뒤에 있다

outdate: 구식이 되게 하다, 시대에 뒤지게 하다 (outdated)

 

Etymonline에 따르면, out이 중세 영어부터 아주 다양하게 많이 쓰였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의미가 덧씌워진 것이 아닐까 싶다.

 

 

흥미로운 점

1. 위 out 예시에서 under과 짝꿍으로 쓰이는 단어는 underperform 말고는 없다. (outdo는 있으나 underdo는 없고, outgun은 있지만 undergun은 없다.) 물론 overperform 쓰려면 쓸 수 있는데, 우리가 흔히 '실적이 더 좋다'라고 할 때는 outperform이 훨씬 우세함.

 

2. under, over, out를 모두 접두사로 하는 단어가 딱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price. 그런데 의미를 보면 out은 핀트가 약간 다르다.

- underpriced: 낮은 가격이 매겨진 (저평가)

- overpriced: 높은 가격이 매겨진 (고평가)

- outprice: outprice: (가격경쟁에서 ~에게) 이기다 (to sell at a lower price than (another seller))

 

 

결론

under, over, out이 영어의 역사에서 언제 시작되었고, 언제 파생되었는지까지는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지만,

위의 예시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under - over가 짝꿍으로 많이 쓰이지만,

일부의 단어에서 (혹은, 약간 다른 맥락에서) 긍정적으로 쓸 때는 out이 사용된다는 점이다.

간단히 말하면 세 접두사는 아래 의미로 정착했다.

 

- under: 저조함

- over: 과도함

- out: 우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