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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lhead 에피소드 리뷰 & 접미사로써 '-head'와 '-머리' 본문
영국 옴니버스 드라마 Black Mirror의 '사냥개'라는 에피소드를 보았다. (혹시라도 볼 사람에겐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블랙미러는 내용 시작 전 에피소드 제목을 보여주는데, 사냥개에 해당하는 영어 표현 hunting dog이 아닌, 'Metalhead'가 나와서 좀 의아했다. 사냥개 중에서 Metalhead라는 종이 있는 것인지? 의문을 품고 보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사냥개의 정체가 드러났다. 그건 바로 미래에 세상을 장악해버린 잔인한 개 모습의 '로봇'이었다.
사냥개라고 번역한 건 정말 탁월한 선택이다. 우선 실제 개가 나올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로봇이 나와서 1차 반전이 있고, 또 보통 사냥개는 인간을 위해서 사냥을 해 주는 존재이지만 여기서의 개는 '인간을' 사냥한다는 점에서도 더 큰 2차 반전이기 때문이다. 역시 이래서 번역가들은 단순히 언어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작품에 대한 통찰력과 분석이 필요한 것 같다. (물론 개가 아닌 '바퀴벌레'를 닮았다는 생각도 좀 들긴 함..ㅎㅎ)
아무튼 이 글에서 좀 더 집중하고 싶은 건, 그렇다면 왜 로봇이라고 하지 않고 굳이 'Metalhead'라고 표현했냐는 것이다. 그냥 'Robot'이라고만 하면 너무 포괄적이고 뻔하니까, 생물이라는 점을 생각하여 head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굳이 생물이 갖고 있는 다양한 신체 부위 중 head를 사용한 이유는?
우선, 에피소드를 보면 (마치 사람과 같이) 머리 부분이 CPU이고 다리는 이 머리의 명령을 수행하는 부위라는 느낌이 든다. 내용 중간에 사냥개가 나무를 스캔하고 위에 사람이 있으니 올라가려고 하지만, 다리 한 쪽이 망가져서 올라가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머리 부분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head에 집중한 것이다. 실제로 주인공도 거의 마지막 장면에서 사냥개의 머리를 박살내어 고장내므로 머리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꼭 머리가 극중에서 정말 중요해서라기보다는 영어 화자들 자체가 사람/생물을 지칭할 때 '머리'에 집중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즉 head로 단어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는 뜻. 실제로 영어에선 'head'가 접미사로 쓰여 특정 사람들을 지칭하기도 한다.
1) 사람을 비하하는 데 사용
예시: airhead
'바보', '멍청이'란 뜻으로, 말 그대로 머리가 공기(air)밖에 안찼다. 속이 비었다는 뜻으로 쓰임.
2) 특정 약물에 중독되거나 습관적으로 사용함을 나타냄
예시: crackhead, smackhead, pothead
crack, smack, pot 모두 마약을 나타내는 표현이고, 마약에 중독된 사람을 일컬음
3) 특정 주제에 열광함을 나타냄
webhead (인터넷), gearhead (자동차), metalhead (헤비메탈)
이 세 번째 용법은 1, 2번에 비해 '비하'의 어감은 거의 없는 것 같다. 한국어에서도 '-광'이 꼭 부정적으로만 쓰이진 않는 것처럼 말이다. (수집광, 영화광 등) 원래 metalhead는 'heavy metal'에서 따 와서 헤비메탈이란 음악 장르에 심취한 사람을 일컫는데, 이 에피소드에서는 그냥 금속(metal)로 된 머리라는 의미로 쓴 것 같다.
신기한 것은, 한국어에서도 '머리'가 접미사로 쓰이고, 비하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라는 것이다. 다만, 영어와 다른 점은 이것 자체가 '사람'을 지칭하진 않고 사람의 속성을 지칭하며, '-머리가 없다'라는 고정된 패턴으로 쓰인다.
예시: 버르장머리, 인정머리, 주변머리, 채신머리, 소갈머리, 소견머리 등
즉 영어에서는 한국어보다 더 이 head가 사람(생물) 자체에 더 직결되는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사고방식에 익숙해져 있으니 'metalhead'라는 표현이 나올 수 있었던 건 아닐까 싶다.
한편 이 에피소드 자체에 내한 소감을 좀 더 말해보면, 신선한 내용, 연출, 상징은 마음에 들었다. 사냥개의 입장에서 본 세상을 표현하기 위해 흑백 처리를 하였고, 인정사정 없는 금속 사냥개의 매끈한 모습과 푹신하고 부드러운 곰돌이 인형을 대비한 점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내용의 개연성이 조금 떨어지는 것은 아쉬웠다. 왜 사냥개가 사람들을 무차별하게 죽이는지, 왜 사냥개가 고장났을 때 마지막이 돼서야 다른 사냥개들이 몰려오는지 (그 전에 방전되었을 때도 충분히 다른 사냥개들이 와서 충전해줄 수 있었을텐데..) 이런 장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었다. 조금만 더 러닝타임을 길게 해서 이런 설명까지 넣었다면 완벽한 에피소드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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