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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 Study - Language

웹사이트상의 한국어와 영어

kye2330 2021. 5. 28.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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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회사 대고객 사이트를 개선하는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일을 하고 있다.

 

내가 담당하는 사이트는 국문이 기본이지만 영문 사이트도 있는데, 거의 20년 전에 대충 만들고 나서 아무도 건들지 않아서 이젠 누구에게 내놓기도 좀 부끄러운 상태다. ㅋㅋㅋ 번역도 엉망이고 기능도 심각하게 단순하고.. 다행히 영문 사이트 사용자가 몇 명 되진 않고 그들도 영어 원어민은 아닌지라 그냥 꾸역꾸역 쓰고 있는 듯. 이왕 이번에 리뉴얼을 맡았으니 깔쌈하게 바꾸려고 하는데, 번역이야 뭐 일도 아니라는 생각으로 번역하는데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래서 해외 사이트 여러 개를 구경하면서 알게 된 건, 바로 웹사이트상의 언어 사용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한국어는 최대한 메뉴명을 명사 혹은 명사구로 쓰는 데 반해, 영어는 최대한 서술어구로 쓴다.

 

흔한 예시를 몇 가지 들어보면:

1. 비밀번호 찾기 / Forgot Password?

2. 회원가입 / Create a New Account, Register Now, Sign Up

3. 클레임 조회 / Check Your Claim Status

4. 클레임 접수 / Report a Claim

5. 로그인 상태 유지 / Remember Me

6. 회사 소개 / About Us

 

한국어로는 '조회', '유지', '소개' 같은 최대한 한자어 명사를 찾으려고 애써야 하지만, 영어는 그냥 최대한 간단한 동사구로 표현하면 된다. 특히 클레임 조회/접수 같은 건 좀 충격이었다. 클레임 접수는 Claim Notice라고도 실제로 많이 하기 때문에 저렇게 하면 되는데, 도대체 조회는 뭐지? 하는 생각으로 외국 사이트들을 둘러보니 정말 간편하게 "Make/File/Report a Claim"이라고 다들 썼다. 그래서 그런지 영어가 아주 익숙치 않더라도 영문 사이트를 이용하는 게 그다지 어렵지 않은 것도 아마 이런 표현 방식의 차이 때문일 것이다. 물론 영어도 논문 같은데서는 한국어 같이 명사구를 활용하겠지만, 웹사이트라는 것이 이용 편의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동사구로 표현한 게 아닐까?

 

물론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문장으로 표현해서 사용자들이 좀 더 친근함을 느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아이디를 잊어버리셨나요?' '~를 알려드릴게요.' 같은 표현. 토스 같은 앱에서 자주 본 듯하다.

 

이런 차이는 사실 웹사이트뿐만 아니라, PPT 같은 발표 자료에서도 흔하게 보인다.

예를 들어 회사를 소개하려고 할 때 한국어로는 통상 명사로 끊어 쓴다.

2010년 설립

2012년 우수상 수상

2015년 신상품 출시

 

반면 영어로는 동사를 쓰는 게 더 자연스럽다. 오히려 억지로 명사로 만들면 이상해진다.

Founded in 2010

Awarded the Best Prize in 2012

Launched a new product in 2015

 

이런 특징만이라도 염두해 두면 번역하는 게 조금 더 마음이 편할 것이다. (애써 어려운 명사를 찾으려고 하지 않아도 되니..) 무엇보다 외국 사이트를 최대한 많이 둘러보면서 웹사이트에서 자주 사용하는 표현을 익히는 게 제일 좋다. 이번주 내내 금융회사만 20개 정도 뜯어본 것 같은데, 이젠 해외로 눈을 돌려야겠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