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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 Study - Language

식기 관련 한국어와 영어 (dish, plate, saucer, coaster)

kye2330 2021. 5. 16.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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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생각보다 일상적인 단어에 대해서 정확한 의미를 찾아보지 않는다. 식기 관련 표현도 마찬가지인데, 이번 기회에 한국어와 영어를 둘 다 정리해봤다.

 

국어사전에서 그릇, 식기, 접시를 찾으면 다음과 같다.

그릇: 음식이나 물건 따위를 담는 기구를 통틀어 이르는 말.

식기: 음식을 담는 그릇

접시: 운구가 낮고 납작한 그릇. 반찬이나 과일, 떡 따위를 담는 데 쓴다.

 

즉 의미 범위로 따지면 그릇 > 식기 > 접시가 되겠다.

그렇다면 '식기세척기'는? 물론 엄밀한 의미에서 '음식'을 담는 그릇으로 정확한 단어가 식기이기 때문에 '그릇세척기'가 아닌 '식기세척기'가 맞지만, 일상적으로는 그릇을 더 많이 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기'세척기라 하는 이유는 아마 세척기가 한자어이기 때문에 가급적 통째로 한자어로 통일한 게 아닐까 싶다.

 

신기하게도 영어도 어느 정도 한국어와 대응이 된다.

dish는 음식을 담는 용기, 즉 '그릇' 혹은 '식기'에 대응한다. plate는 'flat dish'이므로, '접시'에 해당한다.

 

하지만 응용 표현에서는 꼭 이렇게 대응되진 않는다.

좀 다른 얘기지만 UFO 같은 물체에 대한 비격식 표현으로 '비행접시'가 있는데, 영어로는 'flying plate'가 아니고 'flying saucer'이다. 내가 'saucer'라는 단어를 처음 접한 게 바로 flying saucer라는 표현에서였다.

 

그렇다면 이 saucer는 도대체 무엇일까? (https://www.etymonline.com/search?q=saucer)

일단 단어를 보고 직관적으로 sauce와 관련이 되어 있을 거란 생각을 할 수 있다. 실제로 소스(sauce)를 담는 그릇에서 유래하였으나, 18세기에 소스가 아닌 '컵' 받침대라는 의미로 최초 발견되었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한국어의 '간장종지'라는 표현은 간장이란 소스를 담는 작은 그릇이니..ㅋㅋ saucer의 원초적 의미와 대응이 된다.)

 

즉 saucer는 아래 사진과 같이 찻잔 같은 컵을 담는 그릇이면서 끝 부분이 살짝 올라와서 컵을 감싸 안은 모습이다.

 

saucer와 유사한 표현으로는 coaster라고 있다. 사실 coaster는 조사하면서 오늘 처음 들어본 표현인데, 아래 사진과 같이 끝이 올라오지 않고 단순 받침대 역할을 한다. 물론 coaster도 종류가 다양해서 끝이 아주 살짝 올라온 경우도 있지만, saucer처럼 컵을 감싸 안는 느낌은 아니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coaster는 찻잔 뿐만 아니라 와인병 같은 걸 올려놓는 용도로도 사용한다.

 

 

coaster도 직관적으로 coast라는 단어와 연관되었을 것 같은데, 직관적으로 이해는 안간다.

coast는 우리가 흔히 아는 '연안'이란 뜻이다. 그래서 coaster는 실제로 연안 주변을 움직이는 '연안 연락선'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지만 coast가 여기서 의미를 확장하면 '끝 부분을 돌아다니다'가 된다. coaster는 처음엔 bottle-coaster로, '테이블(끝)을 돌아다니며 디캔터를 담고 있는 (바퀴 달린) 쟁반'을 지칭했으나, 현재는 디캔터도 없고 바퀴도 없고 그냥 병이나 컵을 올려두는 받침대란 의미로 바뀌었다. (오히려 'roller-coaster'가 원초적인 의미 (바퀴달리고 끝부분을 돌아다니는)를 더 잘 유지하고 있는 게 아닐까 ㅋㅋㅋ)

 

coaster의 종류로 사실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맥주 받침대이다. 맥주 받침대는 보통 종이나 코르크로 만드는데, 영어로는 beermat라고 한다. 맥주 돗자리 ㅋㅋㅋ 귀여운 표현이다. 하지만 아주 흔히 쓰이는 표현 같진 않다. 굳이 맥주 받침대를 부를 이유가 없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