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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 머스캣 (Shine Muscat)에서 노루까지 - 어원 파헤치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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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 머스캣 (Shine Muscat)에서 노루까지 - 어원 파헤치기

kye2330 2021. 10. 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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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처음으로 샤인 머스캣을 먹어봤다.

 

처음 샤인 머스캣이란 이름을 들었을 때 굉장히 특이했다. 어떻게 보면 그냥 '청포도'의 일종이니 청포도라고 불러도 될 텐데 굳이 정확한 품종명으로 불리는 게 흔하진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많이 재배되니 한국인에 편하게 기억할 수 있는 이름을 개발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와인 고를 때 말고는 포도의 품종을 우리가 그렇게 신경썼나 싶은 생각도 들고.

 

우선 놀랍게도 영어 이름으로 불리는 이 샤인 머스캣은 영미권이 아닌 일본에서 개발된 품종이다. 머스캣(muscat)이라는 포도 품종이 있고 그 하위 품종으로 개발을 한 모양. TMI이지만 일본을 제외하곤 한국에서 제일 많이 생산이 되고 있는데 (경북에 샤인 머스캣 밭이 굉장히 많다는 얘기는 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샤인 머스캣을 아시아 각지로 수출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은 개발 당시 수출을 고려하지 않아서 일본 밖에서의 품종 등록 기한을 놓치게 되었고, 그것으로 한국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듯하다.

 

놀랍게도 와인 고르러 가면 항상 보이는, 달달한 스파클링 와인으로 알고 있던 '모스카토(moscato)'가 바로 머스캣(muscat)의 이태리어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 둘은 musk(사향)에서 유래했는데 어디선가 많이 들어봤지만 정체를 잘 몰랐던 이 '사향'은 바로 '사향노루(musk deer)'라는 동물의 '사향샘'이라고 하는 분비샘(gland)을 건조하여 얻은 향료라고 한다. 향수에 관심이 없어서 잘 몰랐는데 동물에서 추출한 향료도 향수의 재료가 된다니 좀 충격적이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사향을 맡아보고 싶다.) 그리고 이 사향의 냄새가 강한 특성을 차용해 포도 품종까지 지었다는 것도 흥미롭다. 사향노루에서 샤인 머스캣까지, 동물과 식물이 '냄새'로 만나게 되다니.. 어원이란 참 재밌다.

 

Shine Muscat -> muscat -> moscato -> musk -> musk deer

 

PS.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성 머스크(Musk)도 혹시 사향에서 유래했을까? (서구권에는 자연/직업에서 따온 성이 꽤 있으니..)

 

참고한 사이트:

https://www.etymonline.com/word/muscat#etymonline_v_32497

https://en.wikipedia.org/wiki/Shine_Muscat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86340&cid=48180&categoryId=48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