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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 Think

2023.12.16 연말, 최근에 본 영화

kye2330 2023. 12. 16.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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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일기를 쓰려고 들어왔는데 가장 최근에 쓴 일기가 11월 초였다. 모기 물렸다고 불평하는 내용이 적혀 있는데, 이번주에도 난 모기를 물렸다!! 12월 중순에 모기라니 믿기지 않는다. 정확히 일년의 절반을 모기와 함께 사는 해였다. 내년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이 되니, 곧 모기장을 미리 구비해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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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딱히 즐기는 편은 아닌데, 지난 몇 년간 남편에게 영향을 받아서인지 한두 군데 정도는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오늘 저녁에 롯데월드몰을 갔는데 생각보다 예뻐서 놀랐다. 몇년 전부터 일부 백화점에서 크리스마스 장식을 빡세게 해 놓더니, 그게 당연한 게 되어 버렸다. (같은 직장인 입장에서 정말 슬픈 일이다..) 롯데월드몰도 한 4년 전에 갔을 때에는 약간 화려하기만 하고 감성을 자극하진 않았는데, 오늘 가 보니 갬성 자극이 제대로 된 것 같다. ㅋㅋㅋ 그리고 롯데월드몰 안에도 내가 생각한 백화점 느낌이 아니었다. 나같이 백화점을 싫어하는 사람도 하루종일 구경하고 놀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이러니 경기침체라고 해도 사람이 바글바글한가보다. 저녁 한번 먹으려고 했는데 어디든 대기는 기본이다. 남편의 잔머리 덕분에 저녁도 오래 기다리지 않고 맛있게 잘 먹었다. 큰 기대를 하진 않았지만 반나절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느끼며 아주 재밌게 놀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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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는 벤자민 버튼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를 보고, 어제는 포레스트 검프를 봤다. 벤자민은 두 번째, 포레스트는 세 번째 보는데 여전히 명작이란 생각이 든다. 신기한 것은 두 영화의 각본가가 같다는 점이다. (그걸 알고 일부러 포레스트 검프를 연속으로 봤다.) 다 처음 보는 게 아니니 다양한 걸 분석하며 보게 되었는데, 벤자민 버튼에서는 회귀와 전진 같은 방향에 대한 내용이 많이 등장한다. (관련 리뷰나 평론을 전혀 찾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헛소리일 수도 있음) 그러한 방향을 보여주기 위해서인지 시각적으로는 원형이 많이 보인다. 시계도 원형이고, 벤자민 버튼의 아버지 사업도 단추이니 작은 원형이다. (굳이 왜 단추 사업일까 의문이었는데 이렇게나마 연결되는 것일까?) 여주인공인 데이지가 병상에 있는 현재 시점에서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계속 등장하는데 심지어 이 허리케인도 빙글빙글 도는 원형이다. 마지막으로 억지일 수 있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도 젊은 데이지가 발레를 하면서 빙글빙글 도는 모습이다. 동학농민운동 사발통문에서 알 수 있듯이, 원형은 시작과 끝이 명확하지 않다. 벤자민 버튼의 삶이 그러하다. 삶을 시작했지만 모습은 노인이었고, 삶을 끝마칠 때는 유아의 모습이다.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이라고 규정할 수 없다. 또한 주인공은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지만 결국 고향으로 돌아오고, 또 고향에 오래 머물지 않고 다시 세계를 여행하다 다시 돌아온다. 이 영화가 주는 메세지가 무엇인지는 쉽게 대답하기 어렵지만, 이런 상징을 찾아보는 것만 해도 너무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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