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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30 7년 전의 나, 인생의 권태기 본문
흔히들 말하는 '노잼시기'가 나에게도 찾아왔다. 사람들이랑 만나는 것도 재미없고, 하다못해 옆에 앉은 동료가 수다를 목적으로 나에게 말을 걸려고 해도 싫다. 그렇다고 혼자 하는 일들이 재밌는 것도 아니다. 한창 신나게 했던 노션도 시들시들하다. 그냥 집에 있으면 아무것도 하기가 싫고 누워만 있고 싶다. 같은 회사, 같은 부서에서 7년이나 일하니 지친다. (그동안 부서 상황이 더 안좋아지기도 하고..) 자산달성 등 개인적인 목표를 향해 꾸준히 잘 나아가고 있긴 하지만 뭔가 예전만큼 동기부여가 되진 않는다.
혹시 나에게 제대로 된 취미가 없어서는 아닐까 싶어서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보려고 오랜만에 학교 커뮤니티에 들어가 봤다. 그런데 이럴수가, 내가 취업 하자마자 취업 게시판에 총 6부작으로 쓴 취업 후기의 첫 번째 글이 명예의 전당에 올라와 있는 게 아닌가?! 로그인을 하자마자 메인 화면에 떡하니 걸려 있었다. 공들여 썼기 때문에 7년 동안 보지 않았어도 제목은 기억이 났다. 혹시 몰라 글을 클릭해 보니 내가 쓴 글이 맞았다. 다시 한번 읽어봤다. 정말 열심히 썼고, 사람들도 그걸 유용하다고 느꼈는지 좋아요도 많이 누르고 축하한다, 멋있다는 댓글이 많이 달렸다.
느낌이 너무 이상하다. 7년 전 이 회사에 붙었을 때 설레고 벅찬 감정으로 이 글들을 써내려갔는데, 그 같은 회사에서 7년을 보내고 권태기를 맞이한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내가 마주하게 된 것이다. 아무리 감동적인 글이라도 다른 사람의 글이었다면 '그래 그 사람은 나와 다르니까'라는 생각으로 넘어갔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 글은 분명 내가 썼으니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없다. 나도 이렇게 열정과 간절함, 감사함으로 무장한 시절이 있었다.
결국 여태까지 해 보지 않았던 새로운 취미/일을 찾아서 이 권태를 대체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현재 나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내가 하는 것을 조금 더 세세하게, 섬세하게 느끼려고 해야 할 것 같다. 권태란 내가 하는 것이 아무 의미도 재미도 없어 보인다는 느낌이니, 그 반대로 하나 하나가 다 소중하고 의미있다고 생각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평소에 하지 않는 뜬금 없는 것을 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 어차피 그 일들도 언젠가는 권태가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명확하게 알기도 하니, 괜히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매번 남편과 저녁에 동네 한 바퀴를 산책하던 것도 살짝 지겨운 코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늘 눈 오는 동네를 걷다 보니 여기가 진정한 설경 맛집인가 싶다. 이런 식으로 다시 한번 이 동네의 새로운 면모를 보게 되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별 의미 없을 수도 있던 산책이 재밌었다. 순간 순간의 소중함을 충분히 느끼니 권태로 인한 우울감 같은게 조금 사라졌다.
생각해 보면 한창 재밌게 하다가 시들해진 노션도 너무 쉬지 않고 기계적으로 하다 보니 질린 것 같다. 그래서 당분간은 매일 해야 하는 짧은 단어 시험만 보고 단어 정리 같이 추가로 해야 하는 일은 일주일 정도 쉰 뒤 생각날 때만 할 예정이다. 어차피 평생 가꿔갈 예정이기 때문에, 지금 조금 속도를 늦춘다고 해서 문제가 될 건 아니다. 어차피 당장 중요한 시험을 보거나 외국에 가서 일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정말 나의 즐거움을 목적으로 하는 영어 공부이니.
회사의 권태기는 좀 더 난이도가 높은데, 지루함에 감사하자, 지루해도 돈은 나온다는 생각을 하기로 했다. 어차피 회사는 돈 벌려고 다니는 게 아닌가? 누군가가 나에게 쓸데 없는 말을 걸었을 때 맞장구 치기가 너무 귀찮고 짜증날 수 있는데, 이때는 이 사람의 말을 들어주는 시간에 돈을 벌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어차피 근무시간 외에 수다 떠는 것도 아니고 근무시간 내에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루한 일이라는 건 오히려 좋을 수 있다. 내가 지금 하는 일에 익숙해져서 그렇지 작년 초만 해도 새로운 일을 맡았을 때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지금은 내가 귀찮을 뿐이지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잘 안다. 귀찮음, 게으름이 몰려올 때 그건 그냥 감정일 뿐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하던 일을 계속 하자. (Stop complaining and carry on.) 7년간 버텨온 것처럼, 그냥 소처럼 일하자. 어차피 경제적 자유라는 목적만 달성하면 여긴 뒤도 안돌아 보고 나올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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